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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

대통령의 소통 방식: 도어스테핑과 X 계정

by 토트마트 2026. 2. 16.

정치 혐오자로서 되도록이면 정치적인 내용은 안 올리려고 하지만, 요즘 다주택자 논란을 보면서 너무 답답함을 많이 느껴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시작은 다주택자 논란에 대한 생각이었는데, 그 논란의 시작인 X 계정에 대한 설명을 하다가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X 계정에 올리는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의문이 듭니다. 대통령 또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얼마든지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 내에서 말 한마디 할 때마다 가장 큰 영향이 있는 대통령이, 정책을 홍보할 다양한 채널과 방법이 있음에도 어떠한 여과도 거치지 않고 날 것의 생각을 그대로 알리는 것이 너무 익숙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도어스테핑이라는 이상한 방식으로 날것의 숙취 후 모습을 보여주었던 전임자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그마한 조직에서도 외부에 조직의 의견이 나갈 때에는 여러 결재라인을 거치면서 문구 하나하나 신경을 쓰며 나가게 됩니다. 저도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 블로그 글을 쓸 때조차, 어쨌든 불특정다수에게 읽힐 수 있는 글이라 생각하여 여러 번 생각하고, 여러 번 고쳐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최고 권력 기관인 대통령이 아무런 고민 없이(내부적 고민이 아니라 조직 내의 협의 과정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기자들 앞에서, 또는 SNS 계정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고 권력 기관이기 때문에 더 조심하여야 한다는 것은 범부의 생각일 뿐이고, 오히려 최고 권력 기관이므로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바이든 날리며' 사태를 생각하면, 아무렇게나 이야기해도 어차피 밑의 사람들(개인적으로는 가장 혐오스러운 표현 중 하나이지만 정치인 무리에게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과 같은 성향의 언론들이 마사지를 해줄 거라 생각해서 신경을 안 쓰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근데, 당시에 사법부마저도 그러한 마사지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서, '지록위마'라는 고사가 2천 년이 훨씬 지난 지금의 인간들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하니, 인간이라는 종족도 참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현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국가, 그것도 이제는 자타공인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에서, 대통령(정확히는 그인지조차 분명하지 않지만)의 한 마디에 따라 정책이 충동적으로 결정되는 경험을 한 것이 마지막이기를 기원했지만, 지금도 여전합니다. 대통령이 마치 왕년에 키보드 배틀해본 사람이라고 자랑하듯이 시간을 가리지 않고 X 계정에 의견을 올립니다. 그런데, 이제는 키배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누가 대통령과 키배를 할 수 있을까요. 

 

어차피 우리나라와 같이 명목상 민주주의, 실질상 권위주의 국가에서 넘버원이 전권을 휘두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수천만 명에게 영향을 주는 자리인데, 그냥 형식상으로도 자기들끼리 소통이라도 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21세기가 되어서도 국민의 목숨(경제적, 사회적 목숨)이 한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것이 정말 서글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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