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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르네상스의 정의

by 토트마트 2025.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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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분야의 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러 카테고리의 글을 올리고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인문학 관련 글을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글들은 블로그의 존속이나 성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서 시간 낭비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일기를 쓰듯이 그냥 편하게 쓰는 글이라 시간 낭비라고 하는 것은 좀 그렇고, 나만을 위한 글이라 생각하면 편할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를 주제로 정한 것은, 인문학이라 하면 역시 르네상스부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앞으로 1~2년 안에 이탈리아에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그 사전 준비로 르네상스를 공부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르네상스 시대 구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르네상스란?

 

르네상스는 14 ~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비롯되어 전 유럽에 퍼진 문예부흥 운동이라고 학창 시절에 배웠을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머리에 쏙 들어오는 표현은 아닙니다. 사실 르네상스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요즘은 르네상스란 용어를 여러 상황에서 섞어쓰기 때문에 오리지널 르네상스를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류의 르네상스'라고 하면, 한류가 성황인 시대라는 의미라고 대충 이해할 뿐 본래의 르네상스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르네상스라는 용어를 '번성기, 성황기, 부흥기'라는 의미로 쓴 것은 요즘뿐만이 아닙니다. 9세기경 카롤루스 대제 시대의 문화, 예술 부흥기를 '칼롤링거 르네상스'라고 하듯이, 르네상스는 예전부터 거의 일반 용어에 가깝게 쓰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연한 말이지만, 정작 르네상스 시대에는 자신들이 르네상스 시대에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 시대를 구분하고, 정의하는 것은 후대의 몫이니까요.

 

그럼, 누가 르네상스라는 말을 만들었을까요? 르네상스라는 의미의 말을 처음 만든 것은, 의외로 르네상스 시대 당시로서,  화가이자 평론가였던 조르주 바사리가 그리스, 로마의 부흥이라는 의미로 리나시타(rinascita, 부활)라고 한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다만, 미켈란젤로의 작품 해설을 하면서 만든 용어이고 지금과 같은 시대를 의미하는 용어는 아니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시대구분으로서 르네상스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19세기 프랑스 역사학자 쥘 미슐레와 스위스 역사학자 야코프 부르크하르트라고 합니다. 르네상스가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으면서도 리나시타가 아니라 르네상스라는 불어로 통용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르네상스는 불어 re와 naissance가 합쳐진 합성어로, 영어에서도 쓰이는, '다시'라는 의미의 접두사 re-에, 불어에서 '태어나다'라는 의미의 동사 naitre의 명사형인 naissance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가 우리 말로는 '재생'의 의미다라고 할 때, '재생'은 단어 그대로를 해석한 것이고, '부활'이라고 하면 조금의 의역이 들어간 말입니다. 어느 것이건 우리 말로 번역하면 보통 쓰고 있는 한자어의 느낌이 있어서 자연스럽지가 않고, '다시 태어난다'라는 의미의 원어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본래의 느낌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 = 고전주의?

 

장황히 단어의 설명을 했지만, 그럼 무엇이 다시 태어난다는 말일까요? 바로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와 예술입니다. 서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와 예술을 자신들의 모든 문화와 예술의 원형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틈만 있으면,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돌아가자고 외친 것입니다. 그리스와 로마 문화로의 복귀라는 내용은 동일하되, 그런 흐름이 나타난 시기가 달라 후대에 각 시기별로 르네상스, 고전주의, 신고전주의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르네상스를 명칭만 다른 고전주의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르네상스가 다른 고전주의보다 특별한 점은, 최초의 고전주의라는 것도 있지만, 지역이 한정적이었고 주로 미술과 건축 등 조형예술 분야에서 두드러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어떻게 보면, 근대에 나타난 최초의 예술사조라는 점에서 당시에는 비교될 다른 예술사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대, 그 지역(이탈리아)에 나타난 당시의(Contemprary) 대부분의 미술이 르네상스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역적으로 세분이 되어 피렌체의 르네상스와 베네치아의 르네상스, 좀 더 나아가면 이탈리아를 벗어나 플랑드르의 르네상스로 나누어지기는 하지만, 각각을 별도의 예술사조로 불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첫 번째 글에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라는 단어 설명밖에 못한 것 같네요. 글을 쓸 때마다 점점 용두사미가 되어가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용두용미가 될 수 있도록 조절을 해나가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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