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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건강보험 직원의 배달기사 갑질논란: 건강보험 직원의 '가정교육' 막말

by 토트마트 2025.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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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습관처럼 배달 앱을 켜고 음식을 주문합니다. '문 앞에 놓고 가주세요'라는 요청 사항은 이제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평범하고 사소한 과정이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직원이 배달기사에게 퍼부은 폭언 사건은 또 다시 사회적 갑질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번 갑질논란에 대해 갑질 이상의 '상식의 파괴'를 느꼈습니다. 사실은 제가 생각하는 '상식(Common Sense)'이 상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지만, 어쨌든 제 궁금증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사소한 불씨가 된 '음식의 위치': 사건의 재구성

"음식을 길바닥에 버리고 갔는데": 사소한 오해에서 시작된 폭언

사건의 발단은 작은 오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배달기사 A씨는 '6층 엘리베이터 앞에 놔달라'는 요청에 따라 배달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그곳 벽에는 '배달음료↓'라는 안내 표시가 바닥을 향해 있었고, 그 옆 테이블에는 다른 택배 상자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A씨는 안내 표시에 따라 음식을 바닥에 두고 인증 사진을 남긴 뒤 떠났습니다. 

약 2시간 뒤, 건보공단 직원인 고객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음식을 누가 기본적으로 밑에 누고 가느냐?", "음식을 그냥 길바닥에 버리고 갔다"고 거세게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A씨가 안내 표시를 보고 그리했다고 설명했지만, 고객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모욕적인 폭언으로 번졌습니다.

“가정 교육 못 받았냐? 가정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았으면 저렇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A씨가 통화를 끝내려 하자, 직원은 "딸X X끼", "병X X끼"와 같은 욕설을 퍼부었고, 통화가 끝난 후에도 "기억력 3초냐"는 조롱 섞인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음식을 놓는 위치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사소하고 충분히 시정 가능한 실수에 대한 반응이 이토록 비상식적인 분노로 폭발했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이는 단순히 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존중의 부재를 넘어, 완벽하고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특권 의식의 발현입니다.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예속'을 기대하는 왜곡된 인식이 어떻게 괴물 같은 갑질로 표출되는질표출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가장 큰 상식의 파괴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서로 의견의 불일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정교육'을 거론하고 직업을 비하할 정도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또 다른 상식의 파괴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2. 직원의 잘못은 회사의 잘못?

한 인턴의 일탈?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한 명의 문제가 아니다: 통계가 보여주는 건보공단의 현주소

위의 표현은 사건이 발생한 후 언론과 인터넷의 게시글에서 보이는 주류의 반응입니다. 이러한 사건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적 병폐의 한 증상일 수 있음을 명백히 가리킨다고 하며, 그 동안 건보공단에서 발생한 많은 사건 사고를 다시 거론하고, 건보공단이라는 회사 자체를 악마의 집단으로 몰고 가는 느낌입나다.

저는 이 부분에서 이상함을 느낍니다. 직원(정식 직원이 아니라 인턴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그것도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이 음식 배달 과정에서 비상적인 행동을 벌인 것에 대해 회사가 그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의문이 듭니다. 그럼, 집에서 배달을 시켰다가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괜찮은 걸까요, 아니면 그 회사 직원이니 마찬가지로 회사도 욕을 먹어야 할까요?

만일, 회사의 업무 중 그런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건보공단의 직원이 행사의 진행을 위해 대량의 음식을 주문하면서 음식점과 트러블을 일으켜 갑질 행동을 했다면, 그것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조직을 위한 행동을 하던 중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그 조직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개인으로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던 중 발생한 문제에까지 조직의 책임을 묻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직원은, 건보공단의 직원과 배달음식을 주문한 곳의 고객이라는 두 가지 지위를 갖고 있지만, 위 사건에서는 후자의 지위라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건 발생 후 건보공단의 대응 방식에는 잘못이 있습니다. 뻔히 대화 음성까지 모두 공개가 되었는데, 해당 직원을 찾을 수 없다든가 하는 답답한 대응은 1만 명이 넘는 거대 조직으로서 문제해결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위에서 직원과 고객의 입장 중 고객으로서의 위치가 더 크다고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사건의 발생이 회사 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전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조직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사적인 문제라도 회사의 관리책임을 물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보공단의 대응은 너무 미숙했고, 그로 인해 사건의 파장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건보공단 인턴의 폭언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닙니다. 이는 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시선과 우리 모르게 자리잡은 병폐를 동시에 드러내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입니다.

그런데 언론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아닌, 어떤 특정 조직의 잘못으로 몰고 가면서 여론을 다른 방향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회사를 비난하고, 해당 직원을 징계토록 하는 것에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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