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대통령의 소통 방식 유감으로 쓰지 못했던, 본래 쓰려고 했던 다주택자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한 가지 더 언급을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주택자'의 정의입니다. 장황한 내용을 한 단어로 줄이는 것은 편리하거나 효율적일 수는 있지만, 사실이 왜곡될 수도 있습니다. '다주택자'가 그러합니다. 보통 '다주택자'라고 할 때, 몇 채의 주택을 소유한 것이 다주택자일까요? 당연히 2채 이상입니다. 그런데, 그냥 '다주택자'라면 몇 채가 떠오를까요? 그래도 2주택보다는 많지 않을까요?
최근 이야기되는 야당 대표의 다주택 소유 논란에서, 그 야당 대표는 6채 소유가 논란이 되었습니다(그 논란을 방어한다고 불효자 운운한 것은, 요즘 말로 '짜치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도대체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로 올라 갈수록 메타인지가 제로로 수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검토라도 받든지요. 뭐, 주변에 똑바로 이야기할 사람들도 없을 것 같지만).
그런데, 만일 그 야당 대표가 주택 2채만 소유하고 있다면, 대통령이 다주택자 공격의 도구로 삼았을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다주택'이라 하면, 특정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2채보다 많은 수를 이미지화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多'를 쓰는 용어(다가구주택, 다자녀, 다국적군 등) 대부분이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다주택 중 가장 많인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의 수는 몇 채일까요? 이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2채입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4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주택 이상 보유 다주택자(238만 명) 중 192만 명이 2주택 소유자로서 전체 다주택자의 81%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생활을 하다보면, 2주택 소유는 다양한 사유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속이나 결혼 등의 사유로 부득이하게 잠시 2주택을 소유하게 되는 '일시적 2주택'(실제로 위 통계에서는 일시적 2주택까지 모두 다주택자로 취급하였다고 합니다), 회사나 학업 등을 이유로 본래의 거주지 외 또 하나의 거주지를 임시로 소유하는 경우, 은퇴 후 임대수익을 위해 임대주택을 소유하는 경우 등이 얼핏 떠오릅니다. 물론, 실거주하는 단 한 채의 주택만 소유하여야 한다는 대통령의 논리라면, 위 사례 모두 부동산 정상화를 해치는 사례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간단히 생각해 보아도, 부동산은 주식 등 유가증권에 비해 월등히 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에 2주택만을 소유한 사람은 투기를 목적으로 구입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본인 거주지 외에 단 한 채를, 저가에 구매하였다가 고가에 매도하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요? 물론, 10년 이상 장기 소유를 한 후 고가에 양도차익을 얻어 매도하면 훌륭한 투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장기 투자를 그렇게 비난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 한 국가의 부동산 시스템에 혼란을 주는, 비난받을 행동일까요?
부동산은 '거주'가 주요 목적임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경제체계에서 '희소성' 경제 활동의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며, 이러한 희소성을 갖는 재화는 대부분 '투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금이 그러했고, 하다못해 17세기 네덜란드 튤립이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시장경제에서 투자는 단순히 개인의 이익 추구를 넘어, 희소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희소성이 극심해질 경우, 실질적인 사용 목적이 아닌 오직 가격 상승만을 노린 '투기적 수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도 그런 투기적 대상인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단 2채만 갖고 있는 81%의 2주택소유자가 투기의 목적으로 부동산을 소유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현재의 세제 아래에서는 과거처럼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왜 부동산이 올랐을까요? 개인적으로는, 2025년 일부 지역의 부동산 급등은, 오세훈 시장의 기존 토지거래허가 해제라는 허튼짓에서 시작되어 토지거래허가 서울 전체 지정, 탄핵정국, 진보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학습효과, 예상대로의 시장 자극 등 우연 아닌 우연으로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현재의 다주택자 논란은, 대부분의 다주택자가 2주택자인 상태에서 그들이 어떤 혼란을 만들었기보다는, 가만히 있는 사람들을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혼란을 야기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 또는 투자용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줍니까?"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할 수 있습니다. "누가 깎아달라고 했나요?" (스스로 약간 진정을 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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