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쇼부터 이야기를 하려면 2014년 9월 6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당시에는 저도 알지 못하였고 매불쇼를 듣기 시작하면서 드문드문 몇 개의 에피소드를 들어본 수준이라, 제목 그대로 매불쇼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불금쇼에서 매불쇼로의 리뉴얼이 가장 큰 변화겠지만, 매불쇼를 시작한 이후에도 몇 번의 결정적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매불쇼 이야기의 마지막 편으로, 제가 생각하는 매불쇼의 결정적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매불쇼의 시작
이번에는 제가 매불쇼를 보기 시작한 시점이 아니라, 진짜 매불쇼가 '시작'한 것을 말합니다. 매불쇼가 '매일매일 하는 불금쇼'가 되어 매일(금요일 제외) 방송을 시작한 것은 2018년 6월 8일 오후 2시 곽수산을 첫 기자로 불러 사이다 헤드레인을 진행하면서부터입니다. 당일 2부에는 김우성 배우가 초대되었는데, 지금도 곽수산이 매주 2회 이상 출연하고 있고, 김우성 배우도 가끔이지만 여전히 출연하는 것을 보면, 매불쇼의 첫 출발에 이후에도 가장 큰 활약을 할 두 사람이 출연하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불쇼 라이브를 유튜브에서
2018년 6월부터 매불쇼가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팟빵에서 송출되는 팟캐스트였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음성으로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정기적으로 20분 내외의 동영상 클립이 유튜브에 올라오기는 했지만, 일부만 편집되어 올라왔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0년 3월 31일부터는 실시간 라이브로 유튜브에서도 시청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다만, 그때에는 방송이 끝난 후에는 그 전처럼 일부 클립만 올라오고 전편은 올라오지 않아서 전편을 보기 위해서는 실시간 라이브를 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당시는 코로나 시절이었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매불쇼 라이브를 집에서 일을 하며 유튜브로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그들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유튜브로 라이브를 방송하던 즈음에 매불쇼의 여신이 등장하여 시너지를 일으켰습니다. 바로 당시 종편 등에서 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 등을 하던 방송인 박하윤이 그 여신입니다. 첫 출연은 팟캐스트로만 방송하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방송을 듣는 사람들은 보지를 못했는데, 워낙 최욱과 정영진이 예브다고 난리를 쳐서 엄청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다가 몇 주 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여 얼굴이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매불쇼로 끌어들였습니다.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박하윤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에도 유튜브에 박하윤이 종편에서 활동하던 모습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어서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딱딱한 분위기의 평범한 방송인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매불쇼에 등장하며 꾸밈없는 실제 모습을 보이면서 본인의 매력이 드러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박하윤 등장 이전에는 유지은, 이다슬, 이지선, 이후에도 유다연 등 인기를 끈 여성 출연자들이 많았지만, 박하윤처럼 단기적 임팩트가 컸던 출연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 유튜브 라이브 개시 시점에 등장했다는 것도 상승 효과를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매력적 출연자들이 연이어 등장함으로써 매일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구독자 수와 조회 수를 계속 늘려가며 유튜브 환경에 빠르게 정착하였습니다.
정영진의 하차
매불쇼의 한 축이었던 정영진이 2023년 8월 1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하차하게 됩니다. 본래 최욱이, 정영진이 진행하던 불금쇼에 게스트로 나와서 눌러앉아 계속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나중에 매불쇼로 이어졌기 때문에, 어쩌면 정영진이야말로 매불쇼 탄생의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불금쇼 시절, 최욱이 함께 진행한 지 한참이 되었어도 정영진이 오프닝에 '정영진의 불금쇼'라고만 하여 최욱이 서운하였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정영진은 그런 사실조차 전혀 기억 못할 정도로 무덤덤한 성격이기는 합니다).
정영진의 하차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도 말이 많지만, 삼프로TV 등 본인이 이끄는 프로그램이 많은 상태에서 매일 매불쇼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당시 방송에서는 안구 건조증이 심하여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한다고 하였는데, 그 후 바로 '장르만 여의도'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하기도 하여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 즈음부터 매불쇼가 정치, 시사 프로그램으로서의 성격이 점점 강해지는 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가 맞지 않아 하차하였다는 말도 있지만, 삼프로TV에서의 활동(당시 대선 주자들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습니다)이나, '장르만 여의도'와 같은 프로그램을 생각할 때 정치 성향의 방송에 특별히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어서, 그것은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전부터 정영진은 앉아만 있었다고 할 정도로 워낙 최욱 주도로 방송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정영진의 하차는 참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정영진이 매불쇼 자체에 크게 열정도 없고 그래서인지 방송 준비도 거의 안 한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지만, 그러한 캐릭터 속에서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위트와 재치는, 최욱의 유모어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고 그것들이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켰습니다.
최욱 스스로 농당 반, 진담 반으로 방송 천재라고 하지만, 조용히 있다가 가끔 터뜨리는 정영진을 보면 정말 타고났다고 볼 수밖에 없는 놀라움을 느낍니다. 어쩌면 좀 더 진지하고 좀 더 말이 없는 탁재훈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예쁜 여성 출연자들이 나올 때마다 발휘되는 놀라운 멘트들은, 실제 바람둥이인지 여부를 떠나, 일반인은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낼 수 없는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매불쇼에서 두 사람의 놀라운 케미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나마 '웃다가'라는 프로그램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치, 시사 방송으로
이것은 지난 두 편에서 이야기한 사건으로, 12.3 비상계엄, 탄핵 및 대선 정국으로 이어지는 최근의 정치 흐름 속에서 매불쇼가 상당히 여론을 주도할 정도로 정치, 시사 방송으로 성격이 변화한 것을 말합니다.
위에서 정영진의 하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무렵부터 방송의 정치적 성격이 점점 강해지는 것에 대한 정영진의 불만이 하차의 원인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정치 방송으로서의 성격은 그 전부터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때에도 사이다 헤드라인이나 수요난장판에서만 정치 뉴스를 다루었지 다른 코너는 유지가 되었으나, 작년 말부터는 사이다 헤드라인으로 거의 하루 방송을 채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2부 코너들 예를 들어 경제, 철학, 거침없는 세계사 등도 현 정치나 시사와 연관성 있는 소재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정치, 시사와 무관한 코너는 금요일의 '시네마 지옥'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감성의 매불쇼를 더 좋아한다고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해 말부터 시작된 사회 혼란 상황에서 웃고 떠드는 것이 맞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예전의 유쾌함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어떨지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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