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야 양도소득세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다주택자 논란과 그에 대한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대한 비판을 하였지만, 그 계기는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한 대통령의 X 계정 언급에서부터였습니다.
대통령의 글쓰기
대충 지금 금방 찾을 수 있는, 당시의 대통령 2026. 1. 23. X 게시글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주택도 1주택 나름. 만약 부득이 세제를 손보게 된다면 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을까요”
다주택은 물론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 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 장특공제(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
이번 5월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양도소득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당장 세제를 고칠 건 아니지만 토론해봐야 할 주제들.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
일단, 이미 한 번 언급을 했지만, 글을 읽어보니 다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네요. 대통령은 한류스타와 다릅니다. 한류스타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팬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할 수 있겠지만,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한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저는 위 글의 말투가 그런 영향력을 갖는 사람의 그것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만약 마지막 문장(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을 뺀다면, 그냥 드라이하게 객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말은 한 국가의 대통령이기보다는 동네 이장이 지나가는 주민에게 넌지시 의견을 묻는 것처럼 들립니다. 물론, 말꼬리를 잡는다고 뭐라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조그만 조직에서조차 불특정다수에게 문서가 시행될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나가는 것이 보통인데, 한 국가의 최고 통치권자가 중요한 정책 안건에 대해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편안하게 말하는 것에 위화감을 느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다시 한번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자꾸 소통방식을 문제삼는 이유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중요 정책을 공표하는데, 발표 전 충분한 검토나 분석이 없이 독단적인 방법으로, 마치 개인 의견을 표명하듯이 글을 게시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관련 부서나 해당 정책 관련 참모들과 충분한 협의 후에 공표를 한다고 해서 내용이 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적어도 혼자만의 독단적인 판단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또한, 아래와 같이 모호하고 모순된 용어와 문장을 사용하여 혼란을 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주거용 1주택이 아니면 투기 투자용?
자, 첫 문장(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을까요)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비거주용과 거주용'을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다고 하는데(이 부분을 질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수사법 중 의문의 형식으로 강조를 하는 의문법으로,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강조하는 의미입니다), 저는 그 문장을 보자마자 "왜?"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대통령이 말하는 '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으나, 전체적인 문맥상 양도소득세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양도소득세는 자산 양도로 발생한 자본이익에 대하여 과세를 하여 소득재분배를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세금입니다. 그 과세 대상이 건물만이 아니라 토지 등 다른 부동산, 분양권, 주식 및 파생상품 등의 양도로 발생한 소득에 대하여 과세하는 세금입니다. 과연 다른 대상에 대해서도 점유와 비점유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한지 묻고 싶습니다. 애당초 양도소득세의 과세 대상의 점유 형태에 따라 과세를 달리 하여야 공정하다는 것이 어떠한 이유에서 나왔는지 설명이 먼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 문장(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 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은 더욱 이해할 수 없습니다. '주거용 + 1주택'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장특공제를 적용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주거용 + 2주택 이상'이라는 것은 성립할 수 없으니, 주택의 수에 상관없이 주거용이 아니면 모두 불공정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나라에서 민간이 제공하는 임대주택은 모두 불공정한 주거 형태입니다.
또한, 이후에도 계속 '투자'와 '투기'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생각하는 정당한 '투자'는 주식 투자(이 부분도 알아보지 않았지만, 이제까지 흐름으로 보아 당연히 국내 주식 투자만 해당하여야 할 것입니다)만 있고, 그 외의 투자는 투기와 동일한 것으로 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현행법상 '투자용 주택', '투기용 주택'이라는 것이 없는데, 무엇으로 그것을 판단할지 의문입니다. 위 논리라면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 한 채만이 정당한 것이고, 그 외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은 모두 투자용, 투기용 주택이므로 과세 등의 방법으로 억제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작성 중 다른 일로 임시저장을 하였다가 다시 글을 쓰려고 하는데, 며칠 사이에 또 다시 X 계정에 올라온 글이 뉴스가 되었네요. 더 이상 이 주제 관련 글을 쓰는 것이 지겹고 두려워 이번 글로 시리즈를 마치려 합니다)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혁파를 위하여
위의 첫 게시글 이후 계속 다주택자에 대한 협박성 글(협박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아도 협박성으로 보입니다. 물론, '한다면 하는' 분이기 때문에 협박에 그치지는 않겠지만요)이 설 연휴를 전후해서도 계속 올라왔고, 그 와중에 야당 대표의 6채 주택 소유에 대해 정말 대한민국 아니면 보기 힘든 언쟁이 있었습니다. 야당 대표의 반론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경력을 보면, 우리나라 최고 학부 졸업과 프랑스 유학, 입법, 사법, 행정 모두를 섭렵하신 대단한 분이신데, 위와 같이 허점이 많은 정책에 대해 겨우 노모를 끌어들여 감정팔이밖에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떡국을 먹다 체할 뻔하였습니다.
다주택자 겁박을 위한 최근의 방법은 대출 규제인 것 같습니다. 방금 읽은 기사는, 기존 다주택자 대출 규제를 검토(라고 쓰고 지시라고 읽는다)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말꼬리. 혁파해야 하는 것은 불로소득 제도나 구조이지 나라는 아니지 않나? 아니면, 이 나라는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점철된 나라이므로, 이제 어쩔 수 없으니 나라를 완전히 없애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나' 여기서 한 번 더 말꼬리. 너무 '공평'이라는 단어를 남용하는 것 같습니다. 기존과 신규 다주택자에게 동일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거기에 '공평'이라는 말이 어색합니다. '공평한 규제'보다는 불공정 혜택을 제거하자는 의미에서 '공정한 규제'가 맞지 않을까요? 별 거 아니라 생각할 수 있지만,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어법에 맞는 표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이유'는 없습니다. 왜 기존과 신규 다주택자에 가하는 규제가 동일해야 하나요? 기존과 신규. 다르지 않나요? '다른 것은 다르게, 같은 것은 같게'가 실질적 평등이고, 공평인 것이 아닌가요? 이것은 가치관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은행으로서는 연체 없이 이자 상환을 계속 해온 기존 대출자에 대해 기존의 조건을 유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신규는 말그대로 신규이니까요. 신규 대출자는 조건도 조건이지만 규제도 새로이 시행되는 규제가 있으면 따를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신규 규제를 적용한다면 이제 '대출 연장'이라는 말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대출 계약의 기한이 만료되면, 새로운 규제 적용을 받는 신규 대출 계약을 해야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혁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불로소득'이 뭘까요? 말그대로 노동 없이 발생하는 소득 또는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상속, 증여, 이자, 배당, 임대료, 시세차익 등)입니다. 다른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이러한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은 비율의 과세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력 없이 발생하는 소득이어서 세금을 많이 부과할 수는 있어도 그 자체가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여기에서는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만을 혁파의 대상이라 하여 지속적으로 다주택자(그것도 대부분이 2주택자뿐임에도)를 악마화('악마화'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악.마.라고만 표현을 안 할 뿐 그 실제 내용은 악마보다 더한 나쁜 사람들로 묘사하고 있습니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식 투자자들은 어떤가요? 그들도 불로소득자들입니다. 그런데도 극히 일부 대주주들을 제외하고는 양도소득세조차 한 푼도 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보유세를 내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들이 국내 기업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요? 과연 그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투자를 하는 걸까요? 외국 투자자들은요? 모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투자를 할 뿐입니다.
그럼, 부동산은 어떨까요? 모두 자기들 이익을 위해 그렇게 비싼 양도소득세를 내어가면서까지 투자를 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핵심은 '모두'입니다. 다주택자의 대부분(81%)이 2주택자인 것을 생각하면, '투기'는 고사하고 '투자' 목적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단언할 수 없는 것이 부동산 거래의 목적은 복합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금 회사 때문에 여기에 살지만, 장래 아이의 교육을 위해 학군지에 주택을 구입해야지'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투기 또는 투자를 목적으로 구입한 것일까요? 학군지는 일반적으로 주택 가격이 높고, 상승률도 높습니다. 주로 교육을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학군지니까 투자의 가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도 투기 투자용 주택 구입자로 비난을 해야 할까요?
반면, 주식 투자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투자 목적(이 분들은 현 정권의 강력한 지지기반으로 주가지수 5천 포인트 달성에 기여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투기 목적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만일 여러가지 사정으로 갑자기 주가가 폭락을 하면 누구를 악마화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주식을 매도한 사람일까요? 아예 주식 거래를 하지 않은 사람들도 정권의 이미지를 추락시킨 사람들이니 악마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으로 주식을 사고팔고 있습니다. 즉, 불로소득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마치며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이 정상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외국과 비교하여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부동산은 말그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자산이면서 생산이 거의 불가능한 희소한 자산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나 지역별로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홍콩, 뉴욕,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은 그 나라 다른 지역들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이지 당위는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부동산 정책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부동산 정책이 대부분 선거 등 정치 목적으로 자신들의 지지기반의 호응을 위해 수시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비정상을 더욱 가속화하였습니다. 사실, 재미있는 것은 진보나 보수 모두 그러한 목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바꾸었는데, 결과는 항상 그 의도와 반대로 되었기 때문에 정권이 계속 교체되었다는 것도 아이러니입니다. 그래서 정책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온 것인데, 시장도 정책을 이길 수 없다고 하니, 지나가던 황희 정승도 소와 함께 웃을 일입니다.
이것으로 다주택자 유감 시리즈를 마치겠습니다.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할 말이 많아져서 생각보다 긴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당분간 관련 기사는 읽지 말아야겠습니다. 기사를 보면 또 답답한 마음에 글을 쓸 생각이 들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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