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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임대차 시장의 변화: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by 토트마트 2025.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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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택 임대차 시장은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및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인한 전세 제도의 신뢰 붕괴, 안정적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임대인의 인식 변화,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및 대출 규제 강화 등 정책적 요인, 그리고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월세화' 현상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세제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 이른바 '갭투자'라는 전세를 활용한 선매수 방법이었는데, 이번 대책으로 적어도 서울에서는 갭투자가 전면 금지된 것입니다.

 

전세는 우리나라 고유의 부동산 임대차 제도입니다(볼리비아에 우리나라와 비슷한 전세제도가 있다고 하지만, OECD 국가로 한정하면 우리나라 외에는 찾을 수가 없는 제도입니다). 고액의 보증금을 임대인(소유주)에게 지급함으로써, 임대인은 그 보증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였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만큼의 수익을 유사 임차료로 얻게 되고, 임차인은 그만큼의 경제적 기회비용을 사용료로 지불하는 제도로서, 일반적인 임대차 제도의 변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반 임대차와 달리 전세제도는, 전세 임대인은 부동산 매매 가격의 일부만 갖고 있어도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고, 전세 임차인은 전세 기간 동안 매월 임차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 향후 부동산 매수를 위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 소유를 중요시하는 국민 특성과 어울려 우리나라 부동산 제도의 한 축을 이루는 제도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100년을 넘게 이어온 전세제도가 이제 사라질 위기에 있습니다.

 

1.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  '전세의 월세화' 가속

한국 주택 임대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전세에서 월세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아래와 같이 시장 구조의 근본적인 재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월세 거래 비중 급증: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3.5%에서 2025년 상반기 61.4%로 급증했다. KB경영연구소는 2024년 월세 비중이 57.6%로, 최근 5년 평균(46.2%)보다 11.4%p 높다고 분석했다.
  • 서울의 월세화 심화: 서울의 월세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25년 9월 서울의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5.9%에 달해 전세 비중(34.1%)을 크게 앞질렀다. 한 부동산 시장 분석가는 "서울은 이미 전세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월세 중심 시장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 전문가 전망: 부동산 전문가의 78%, 공인중개사의 56%가 향후 월세 거래 비중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여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연도/기간 전국 월세 거래 비중
2020년 38.9%
2021년 43.5%
2023년 54.9%
2024년 57.6%
2025년 상반기 61.4%

자료: 한국경제, KB경영연구소, iM증권 등 소스 종합

 

2. 월세 전환 가속화의 핵심 동인

'전세의 월세화'는 임차인, 임대인, 정책, 시장 공급 등 다각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차인 측면: 전세 제도 신뢰 붕괴

전세 제도의 가장 큰 기반이었던 '보증금 반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임차인들이 전세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 전세사기 및 깡통전세: 대규모 빌라 전세사기 사건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깡통전세'(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은 주택)가 속출하면서 전세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 보증금 미반환 불안: KB경영연구소 조사에서 임차인이 월세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불안감'이 꼽혔다.

 

임대인 측면: 월세 선호도 증가

임대인들 사이에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 임대인들은 전세금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보다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선호하는 추세다.
  • 전세금 반환 부담: 계약 만기 시 거액의 전세금을 반환해야 하는 부담과 '역전세'(신규 전세가가 기존 전세가보다 낮아지는 현상) 위험이 임대인들의 월세 전환을 부추기고 있다.
  • 경제적 효익 변화: 저금리 기조로 전세보증금을 운용해 얻는 이익이 줄어든 반면,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등 세금 부담은 커져 월세가 수익성 측면에서 더 유리해졌다.

 

정책 및 제도적 요인

정부 정책의 변화가 전세 공급을 위축시키고 월세 전환을 가속하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2020.7): 정부가 아파트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하면서 약 30만 호의 등록임대주택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들 주택은 임대료 인상률이 연 5%로 제한되는 등 안정적인 전세 공급원 역할을 했으나, 제도 폐지로 임대료 상한제가 해제되고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상당수가 월세로 전환되거나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했다.
  • 임대차 2법 시행 (2020.7):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은 4년간 임대료 조정을 어렵게 만들어 임대인들이 최초 계약 시 전세금을 대폭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대출 규제 강화: 정부가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예: 공시가 126% 룰)을 강화하면서 임차인의 전세자금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다.

 

시장 공급 요인

주택 공급 부족, 특히 수도권의 공급난이 전월세 가격 상승과 시장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 신규 입주물량 감소: 전세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신규 입주물량 감소'가 꼽힌다. 특히 서울은 향후 3~5년 내 완전한 월세 중심 시장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 공사비 상승과 정비사업 지연: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서울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2025년 이후 입주 물량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3. 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결과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금융 시장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주거비 부담 폭증과 소비 여력 위축

월세 가격이 급등하며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 서울 평균 월세 최고치 경신: 2025년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8만 원(14.2%)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20~2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 취약계층 타격: 주거비 부담은 특히 청년·신혼부부에게 치명적이다. 이들의 생활 기반 약화는 결혼·출산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 인구 구조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
  • 내수 둔화 위험: 월세 부담 증가는 가계의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져 내수 둔화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전세 시장 불안정성과 '전세난-월세난' 동시 발생

전세 공급이 줄면서 전세와 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 악순환 구조: '전세 매물 감소 → 전세가 상승 → 감당 못한 임차인의 월세 시장 이동 → 월세 수요 급증 → 월세가 상승'의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 2025년 시장 전망: 부동산 전문가의 62%, 공인중개사의 61%가 2025년 전국 주택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도권은 상승 전망이 우세하며, 비수도권은 전망이 혼재되어 있다.

 

'그림자 부채' 문제와 금융 안정성

전세 제도의 축소는 금융 시스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 그림자 부채의 공식화: 전세보증금은 가계부채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그림자 부채'로 지적되어 왔다. 전세의 월세화는 이 그림자 부채를 '임대인 보증금 반환대출' 등 공식 부채로 전환하는 과정을 수반하며 새로운 신용 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다.
  • 한국은행의 분석 착수: 한국은행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에 착수하는 등 금융 당국도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5. 마치며: 시장 전망 및 결론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한국 주거 시장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로, 단기간에 과거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만, 서민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상승을 위한 또 하나의 사다리가 치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월세 시대의 고착화: 전세 제도의 신뢰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월세 시장에 적응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 기업형 임대 시장의 성장: SK디앤디의 '에피소드', KT에스테이트의 '리마크빌' 등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이 확장되고 외국계 자본 유입이 늘어나면서, 일본이나 미국처럼 전문 관리 회사가 주도하는 월세 시장이 점차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 정책의 중요성: 전세 제도의 붕괴를 단순한 퇴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임대 시장으로의 진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적 역할이 중요하다.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유지하며, 금융 리스크를 관리하는 제도적 설계가 변화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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