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순천 여행 첫째 날 관광에 대해 설명을 하겠습니다.
9.24.(수)
13:40~16:20 순천만국가정원
풍미통닭에서 맛있게 식사를 한 후, 첫 번째 관광지인 순천만국가정원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여기서도 약간의 문제가 생겼는데, T맵에서 국가정원 주차장을 검색하면 여러 주차장이 나옵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제1주차장(또는 오천주차장 - 지역 이름이 오천동이라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을 찍고 가서 거기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평일 오전이라 해도 차가 너무 없었습니다. 제 차 포함해서 채 4대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길을 따라 올라갔는데, 산책하는 사람들만 보였습니다. 다리 밑 벽에 '국가정원 가는 길'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지만, 지도 앱을 놓고 보면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건널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분명히 뭔가 다른 방법(이 글을 쓰기 위해 검색을 하다 보니 서문으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이 있는 것 같은데, 일단 그 자리에서는 아내의 의견에 따라 동문 주차장을 가는 것이 가장 나을 것 같았습니다. 5분 정도 걸리기는 했지만, 그것이 옳은 판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천주차장과 달리 동문 주차장에는 그 시간에도 상당히 많은 차가 있었습니다. 저희도 주차를 한 후,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드디어 동문으로 순천만국가정원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표를 끊을 때, '순천시 관광지 통합입장권'을 끊으면, 순천의 주요 관광지(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자연휴양림)를 1박 2일 동안은 모두 입장할 수 있으니 개별로 입장권을 끊는 것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가장 비싼 관광지(국가정원, 순천만습지)가 각각 1만원이니, 두 군데만 가더라도 통합입장권(1만 2천원)을 사는 편이 낫습니다. 저희도 당연히 통합입장권을 구매하여, 이후 관광지에서는 입장권 추가 구매 없이 입장하였습니다.
국가정원은 생각보다도 훨씬 큰 부지임에도 정말 잘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다 보면, 실제로도 많은 분들이 정원 관리를 위해서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국가정원의 아름다움보다 관리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여서 별로 예쁘지 않나 오해하실 수 있는데, 그에 대한 말이 길어질까봐 먼저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서울 근교의 수목원(아침고요수목원, 광릉수목원, 제이드가든 등등)을 많이 가보았지만, 규모나 다양성면에서 국가정원과 비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괜히 '국가'라는 이름을 붙인 게 아니었습니다. 안내 책자를 보면, 제1호로 지정된 국가정원으로, 2013년에 국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최초로 순천만에 조성이 된 것이고, 다시 10년 2023년에도 국제 정원박람회가 개최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국제 정원박람회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인지 국가정원을 돌아다니다보면,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태국 등 세계 각 국의 정원이 특색 있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또, 국가정원의 가장 중심부에는 호수정원이라고 하여 호수 위에 작은 섬들을 만들어 정원처럼 만들어 놓아 멀리서 보아도 예쁘게 보였고, 다리를 건너 직접 작은 동산 모양의 정원을 올라가 볼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입구에서 왼쪽으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식물원이 있는데,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안에 작은 폭포도 있고 꽤 예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말로는 싱가폴의 식물원을 벤치마킹한 느낌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평지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계단을 올라가 2층으로 된 다리를 걸으면서 밑에서 보던 키 큰 나무들을 위에서 볼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 특이하였습니다.
여기까지가 동문 쪽 정원에서 볼 수 있던 것들이고, 스페이스 브릿지라는 건물의 실내를 관통해서 내려오면 서문 쪽 정원에 갈 수 있습니다.
위에서 주차 문제로 말씀드린 서문을 스페이스 브릿지를 통해 넘어갈 수 있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반대로 오천주차장이나 서문 주차장에 차를 대고 스페이스 브릿지를 통해 동문으로 건너올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볼거리가 좀 더 많은 동문으로 와서 서문으로 건너가 잠깐 구경한 후 다시 동문으로 넘어오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서문 쪽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동문 쪽 정원이 세계 각 국의 정원으로 다양성이 강조되었다면 서문 쪽은 넓은 광장에 펼쳐진 길다란 정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동문의 동산 밑에 있는 호수와 달리 가까이서 보는 호수와 꽃들은 또 다른 느낌을 주었고, 조용히 가족 또는 연인과 산책하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문 쪽에는 스카이큐브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습니다. 스카이큐브는 국가정원과 순천만을 오가는 모노레일 같은 탑승 기구인데, 30분 단위로 운행으로 하고 순천만까지 편도 1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탑승요금은 편도 6천원, 왕복 8천원인데, 보통 차를 가져오니 왕복으로 끊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카이큐브는 순천만에서 마지막차가 18:30인데, 저희는 순천만습지도 느긋하게 천천히 볼 예정이었기 때문에 스카이큐브는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16:30~19:00 순천만습지
순천만습지를 갈 때에는 국가정원에 주차할 때처럼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퍼플렉시티(skt 이용자는 퍼플렉시티 프로 이용이 가능하여 저는 챗GPT 보다는 퍼플렉시티를 주로 이용합니다)에게 순천만습지와 가장 가까운 주차장을 알려달라고 해서 그 주소지를 찍고 이동하였습니다. 그런데 알려준 대로 가다 보니 논밭을 지나서 무슨 어촌계 공터에 도착하였습니다. 조금 찜찜했지만 그냥 거기에 차를 대고 습지로 갔는데, 습지와 가깝기는 하였습니다. 입장료는 어차피 통합권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주차장도 아니니 주차비도 안 내었습니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국가정원 주차보다는 잘 해결된 것 같은데, 다음에 오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T맵이 차가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논길로 안내를 하여 정말 조마조마하며 운전하였습니다.
순천만습지의 첫 느낌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넓은 평원을 볼 수 있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습지여서 순전한 육지와는 좀 다르기는 하지만, 드넓게 펼쳐져 있는 갈대밭 습지야말로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평일이어서 근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그나마도 입구 가까이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점점 갈수록 사람이 없어지고 나중에는, '여기가 마지막 화장실'이라는 이상한 표지가 있는 건물에 다다랐을 때에는 저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 표지판에서는 또 '여기서 용산전망대까지 왕복 40분'이라는 글이 쓰여 있어서 고민을 하게 많들었습니다. 잠깐 고민 후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전망대를 가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결정은 옳았지만 가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냥 거기까지 왔던 것처럼 평지인 줄 알았는데, 거기부터 산길이었습니다. '용산전망대'라는 용어가 왠지 서울의 용산 같아서 친근한 느낌이었는데, 그 느낌에 속아 큰 거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용산'의 산이 뫼산이라는 것. '용산전망대'는 말그대로 '용산'이라는 '산'에 있는 전망대였던 것입니다.
늘 '산'이라는 것은 '보는 것'이지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신념을 갖고 살았는데, 그 신념이 무참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산에 오르기는 했지만, 산이라는 것이 아무리 높더라도 산행길에는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는 줄 알았는데, 용산전망대 가는 길은 오르막만 있었습니다. 즉, 강약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강강강'으로만 이루어진 산행길이었습니다. 그나마 그리 높지는 않아서 20분 정도에 정상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러한 노고(?) 덕분에 정상의 전망대에서 순천만에 펼쳐진 바다의 모습에 감동할 수 있었습니다.
많이 힘든 것처럼 말하였지만, 느긋하게 간다면 그리 힘든 산행은 아니어서 순천만습지에 가신다면 꼭 한 번 올라갔다 오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이렇게 첫째날을 마친 것 같지만, 아직 호텔 체크인도 하지 않았고 저녁도 먹지 않았습니다. 부득이 이번에도 첫째 날을 끝내지 못하고 다음으로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장기 프로젝트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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