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수) ~ 26.(금) 까지 2박 3일로 아내와 함께 순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가기 전 계획에 대해서는 순천 여행 전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썼던 대로 역시 계획대로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그것조차도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후 첫 여행이라서 갔다온 후 무슨 이야기를 쓸까 생각하며 다닌 순간도 있었지만, 금방 잊어버리고 보통 때처럼 자유롭게 여행을 해서 블로그에 쓸 만한 사진은 별로 못 거진 것 같습니다. 특히, 식당에서는 음식 먹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서 밥 다 먹고 사진을 찍다니보니 쓸 수 있는 사진이 거의 없었습니다.
남에게 보여주려는 목적보다도 제 생활의 기억으로 남겨두는 데 의의를 두고, 순천 여행 후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9.24.(수)
07:50~12:20 서울 → 순천 이동
전 날 준비를 거의 다 해두었지만, 아침에 이것저것 갑자기 생각난 것을 준비하다가 조금 늦게 출발하여 출근시간대와 겹치게 되었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 T맵을 사용하는데, 출근시간대라서 곧바로 경부고속도로 태우는 것이 힘들다 생각했는지 세종-포천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안성에서 내려 안성 시내 통과 후 경부고속도로를 타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제가 워낙 길치라서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4시간 30분이면 서울에서 순천까지 양호하게 운전한 것 같습니다. 휴게소는 화장실 가기 위해 잠깐 쉬었을 뿐 거의 쉬지 않고 운전했습니다.
12:40~13:20 풍미통닭
출발도 그랬지만, 점점 더 계획에서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원래의 계획은 점심을 순천만국가정원 근처에 있는 벽오동보리밥정식에서 식사 후 국가정원 구경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착까지는 정상적으로 벽오동보리밥정식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 전 조금 멀리 서 보이는 식당이,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인지 점심 시간대임에도 주차장도 널널해보였습니다. 그런데 가까워지면서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옴을 느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바로 '수요일은 정기휴일'이라는 것입니다.
'순천 여행 전기'에서 그렇게 많은 식당을 검색하면서 왜 정기휴일이 언제인지는 체크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갑자기 생각이 드는데, 왜 수요일일까요? 일반적으로 월요일에 많이들 휴무하시지 않나요? 뭐, 일하시는 분들 쉬시는 것에 제가 뭐라 할 입장은 아니지만...어쨌든 우리의 불찰로 첫 식당 방문지는 헛수고로 끝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희 식당 주차장을 돌아서 나갈 때 제희보다 앞서 허탕을 치고 가는 차를 보았고, 저희 뒤로 주차장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차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점심 시간대였기 대문에 여러 팀들이 왔다가 정기휴무 팻말을 보고 발을 돌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쓰다가는 올해 안으로 끝맺지 못할 것 같아 머리속을 정리해가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식당 찾아 삼만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대안으로 선택했던 '남녘들밥상'을 찾아갔는데, 미리 검색을 했음에도 거기도 정기휴무라는 것을 확인하지 못해서 허탕을 치고, '나눌터'라는 한식집을 다시 추천했는데, 도토리 요리 위주라서 별로 당기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제외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합의를 본 것이 '나눌터' 바로 옆에 있는 '풍미통닭'이었습니다. 첫끼 식사를 위해, 미리 검색했던 맛집 네 개를 소비했습니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 풍미통닭에 도착했습니다. 식당들이 가까운 곳에 몰려 있던 덕에 험난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오래 낭비하지는 않았습니다. 식당이 정해진 후로는 주차가 문제였습니다. 식당이나 카페가 몰려 있기 때문인지 주차가 워낙 어려웠습니다. 자체 주차장이 있는 곳은 거의 없고 식당 주변 골목이나 도로에 대충 주차를 하는 것 같은데, 그조차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식당 옆의 카페 앞에 세웠다가 아무래도 불안하여 한 번 자리를 옮긴 끝에 식당에서 조금 떨어진 도로에 주차를 했습니다.
주차를 하는 사이 아내가 먼저 들어가 마늘통닭 한 마리(22,000원)를 주문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첫째날 여행을 끝나고 숙소에 올 때 마늘통닭 한 마리와 닭똥집을 포장하려 했는데, 일정이 틀어지면서 점심으로 닭 한 마리만 먹게 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변경이 잘된 선택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통닭과 닭똥집을 먹는 것은 분명 무리였습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저희 둘이 먹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마늘의 알싸한 맛이 닭의 느끼함을 잡아주어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닭에도 마늘 양념이 들어있었지만, 별도로 마늘 소스를 따로 주어서 찍어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물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시원한 헛개차가 제공되어서 별도로 음료 주문하지 않고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식당도 치킨집이 아니라 카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고 분위기 좋게 되어 있어서, 식당 선택 과정의 고난을 모두 잊을 정도로 만족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놀랍게도 순천 여행 관광은 아직 아무것도 시작 안하고, 순천 이동해서 밥 한 끼 먹었습니다. 진짜 장기 프로젝트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그렇게 되면 기억이 안 날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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